ID     PW     
사진보기기사보기음반감상평음반구매사이트
  
  

슈퍼 루키에서 글로벌 밴드로의 거대한 진화
일렉트로 개러지의 혁신, THE KOXX(칵스)의 셀프 프로듀스 1집

THE KOXX (칵스) - ACCESS OK

01. XXOK
02. Oriental Girl
03. City Without A Star
04. 12:00
05. Jump To The Light
06. Dreamer
07. 술래잡기
08. Refuse
09. Fire Fox
10. T.O.R.I
11. The Words


단단하고 날카롭게 폭발하는 사운드, 그 속을 유영하는 요염한 멜로디




THE KOXX (칵스) - 12:00 (열두시) 뮤직비디오


공연 단 4회, 그리고 첫 도전에 거머쥔 헬로루키 타이틀. 홍대 씬에 등장한지 수 개월 만에 관심과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고, 미니앨범 <ENTER> 발표 이후에는 '글래스톤베리에 보낼 유일한 한국 밴드'라는 평단의 극찬과 더불어 해외 시장 계약마저 성사시켰다. 결성 후 단 20개월 동안 펼쳐진 THE KOXX(칵스)의 놀라운 이야기이다.

2010년 모든 페스티벌과 공연 무대를 종횡무진하고, 여러 패션 브랜드와의 감각적인 콜라보레이션을 펼치며, 전방위에 걸쳐 센스와 끼를 쏟아냈던 THE KOXX(칵스)는 단숨에 홍대 씬의 수퍼 루키로 급부상하였다. 음악과 패션, 문화에 열광하는 힙스터들은 그들의 이름을 연호하였고, 그 에너지는 바다를 건너 태국과 일본으로 뻗어 나갔다. 이 낯설고 어린 이방인의 무대를 마주한 그들은 홀리듯 빠져들었고, 1집 작업이 시작되기도 전, 일본과 태국에서의 앨범 발매와 페스티벌 초청이 결정되었다. 그리고 그 여파는 여전히 확산되며 유럽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홍대 작은 클럽에서 촉발된 다섯 소년의 꿈과 열정은 드디어 글로벌 록 밴드라는 보상으로 빛을 보려 하고 있다.

등장부터 최고의 기대주이자 떠들썩한 시대의 악동으로 각광받은 THE KOXX(칵스)였기에 정규 데뷔 앨범에 대한 부담감은 적지 않았을 터인데, 오히려 그들은 '1집의 모든 수록곡이 타이틀곡'이라 당당히 얘기하며 계획한 행보들에 있어도 거침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이 완성해낸 트랙들은 기성 한국 밴드의 고정관념을 깔끔하게 제거한 사운드이면서 철저히 최첨단 해외 트렌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더구나 그 중심을 흐르는 멜로디와 기타 리프는 요염하게 살랑거리며, 광폭하는 야수의 본능과 도발적인 오리엔탈리즘의 매혹이 동시에 풍겨난다. 날것의 느낌을 더 세련되고 날카롭게 손질한 사운드, EP로부터 꼭 1년이란 시간을 거쳐 완성된 THE KOXX(칵스)의 정규 1집 <ACCESS OK>에는 이토록 놀랍고도 진화된 11곡의 결과물이 담겨 있다.

<ACCESS OK>로 이루어낸 가장 눈에 띄는 진화는 멤버들의 셀프 프로듀스이다. '다시는 이번과 동일한 형식으로 작업하지 못할 것'이라 다짐할 정도로 셀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와 적지 않은 시간을 소요했지만, 그런 과정에서 다섯 멤버의 음악 자양분은 착실하게 사운드로 스며들었고, 업그레이드된 개개인의 능력은 절묘하게 합체되었다. 신디사이저의 SHAUN과 드럼의 신사론이 시퀀싱한 복고풍의 드럼 비트는 사운드의 중심부를 격렬이 흔들고, 기타, 베이스, 보컬, 사운드 이펙팅은 치밀하고도 유연하게 춤추듯 리듬을 탄다.

마치 Muse의 스타디움 사운드를 떠올리게 하는 첫 트랙 "XXOK"에서부터 THE KOXX(칵스)의 과감해진 스케일은 빛을 발한다. 남성 팬들의 떼창 유도곡이라 입을 모으는 트랙으로 빈 공간을 베어내며 등장하는 유니크한 이수륜의 기타와 비유 섞인 가사를 조롱하듯 노래하는 이현송의 보컬이 이목을 끈다. 타악기 '공'으로 시작되는 "Oriental Girl"은 공연을 통해 널리 알려진 본 작의 대표 트랙으로 동양적인 코드 진행과 그루브한 리듬감이 돋보인다. 타이틀곡인 "12:00"는 드럼의 신사론이 트위터에 남겼던 짧은 문장에서 영감을 받아 합주 도중 자연스럽게 완성된 트랙이다. MGMT를 연상시키는 록과 일렉트로닉의 정제된 어프로치에, 추억의 놀이송에서 착안한 '12시가 되면은 문을 닫는다'라는 훅이 일품이다. 디지털 싱글로 선행 공개된 "Jump To The Light"는 음악적 레벨업의 결과물로 멤버들이 손꼽는 트랙이다. 후반부를 관통하며 펼쳐지는 과감한 노이즈는 마치 Nine Inch Nails의 초기 사운드에 필적할만하다. 음악과 젊음을 위한 찬가 "Dreamer"는 EP <ENTER>의 타이틀 곡이었던 "Over And Over"와 대칭을 이루는 콤팩트한 파티넘버이며, 음산한 스릴러물을 떠올리며 만든 "T.O.R.I", 드라이브감 넘치는 박선빈의 베이스 라인이 돋보이는 "Fire Fox" 등은 공연에서 보다 진가를 발휘할 또 다른 의미에 킬링 넘버들이다.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The Words"는 유일하게 질감이 다른 몽환적인 사운드의 곡으로, 멤버들의 절제된 연주 아래 포스트록과 재즈적인 요소들이 들어차있다.

앨범 전편을 감상한 대부분의 음악 관계자는 '특별한 사전 코멘트가 없다면 엄청난 해외 라이센스 앨범으로 착각될 작품'이란 놀라움과 더불어 '한국에서 그것도 신예 밴드가 가요의 요소가 전혀 없는 앨범을 내놓아도 괜찮을까'는 애정 어린 걱정 또한 나타낸다. 이렇듯 THE KOXX(칵스)의 <ACCESS OK>는 EP <ENTER>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위험한 선택이자 과감한 내용물을 담고 있는 비범한 데뷔 앨범이다. 'GLOBAL STANDARD'를 향한 THE KOXX(칵스)의 강한 밀도로 농축된 자신감, 그 거대한 진화의 행보가 이제부터 세상에 표출되려 한다.